행복해서 자랑 좀 할려구요.
- 작성일
- 2002.01.30 03:00
- 등록자
- 김영옥
- 조회수
- 644
어머님.
진수도 자고,...종근씨도 잠든 밤입니다.
저는 낮에 어머님이 주신 전화 한통에 너무나 행복해서 잠을 잘 수가 없습니다.
"옥아. 다음달 2월 14일에서 18일 까지 방통대에서 원서 모집한다고..하더라.
니도 원서 내봐라..
아마도 그기서 니가 전문대 까지 나왔으니..여기서는 고등학교 자격은 되지 않겠나?
너는 머리도 좋고,..똑똑하니..공부 하면 된다. 내가 밀어 주꾸나.
일반 대학에 갔음 좋겠지만. 그것은 우리 힘에 버겁고...거기도 괘안타."
라고 하신 자상한 어머님
4년 전 고향을 버리고, 한국으로 시집온 저를
서슬이 퍼른 눈으로 가르치시고, 매섭게 야단치셨던 어머님
그렇게 무서웠던 호랑이 어머님은 사라지고,
자상하고, 따스하고..인정많으신 친어머님 같은 시어머님이 계시니 너무나 행복한 밤입니다.
갓 시집 왔을 때 그 때는 말도 안 통하고,...
꾸지람만 하시는 어머님을 아침마다 마주 칠 때면 가슴이 뛰고, 고양이 앞에 쥐처럼 안절 부절 이었는데 함께 생활한 2년이라는 시간 덕분에 어머니에게 각별한 정이 생겼습니다.
요즈음은 간혹은 어머님이 저를 낳으신 친어머님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아무리 노력해도 제게 그 흔한 미소 한번 안 주셨던 어머님.
제가 어머님 맘에 들기 위해 온갖 애를 다 섰는데..번번히 야단만 실컷 맞아서..
방안에서 이불 뒤집어 쓰고 엉엉 울고 있는데
갑자기 어머님이 문을 벌컥 여시고 들어오시길래..
저는 속으로 '또 죽었구나..어쩌지. 왜? 우냐고 난리 난리..치실텐데'
하며 속으로 벌벌 떠는데 제 생각과는 달리 어머님께서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며느리야...내가 지금까지 너무 니를 힘들게 했제?..미안타.
내가 니를 겪어보니...우리 아들이 왜 니랑 결혼했는지 알겠다." 하시며..
제손을 살며시 잡아 주셨지요.
어머니 저 그날 새로 태어나는 듯 했어요.
그 날부터 저는 어머님의 며느리가 아닌 딸의 대접을 받으며 살았지요.
또 오늘은 방통대 중어중문학과에 원서를 내어 대학공부를 해 보라고 정보 까지 알려 주시는 어머님...말씀만 들어도 행복하구요..감사해요.
전화로도 말씀 드렸지만
어머님께서 제 옆에 계셨다면 어머니를 업고..아파트 단지를 한도 끝도 없이 뛰었을 겁니다.
너무 너무 좋아서요.
어머니 저 너무 너무 행복하구요. 또 어머님을 사랑해요.
저 어머님 말씀처럼 열심히 공부 해서 진수 엄마로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 될겁니다.
중국어라면..누구 보다 자신있어요. 호호호 제 나라 언어니..호호호
꼭 입학해서 장학금 받으며 학교에 다닐께요.
그래서 이 나라에서 쓰임 받는 사람이 될겁니다.
어머님.
제가 김치 담그기 그리고 요리 같은 것은 잘 못해도..
공부 하나에는 자신 있어요.
아시죠?...제가 한국어 배운 실력 보시면...
어머니의 멋진 며느리 되고, 종근씨의 예쁜 아내되고,..진수의 좋은엄마가 될께요.
김경희 박용수씨..너무 행복해서 자랑할려구요. 호호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