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우리는 행복한 사람입니다.
- 작성일
- 2002.02.05 10:23
- 등록자
- 핑크사랑
- 조회수
- 640
무거운마음과 무거운 발걸음으로 병원으로 갔습니다.
뇌졸증으로 쓰러지진 할머니...
아무말씀도 없으셨고 눈도 감은채 있으셨어요.
할머니의 곱게 빗어넘긴 머리는 온데 간데 없었구요.
이제는 이마쪽 머리는 밀어버리고 구멍이 두개나 나 있었고 코에도 호수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호수로 음식을 넣어주는 것이였습니다.
담당의사가 와서 이마에 난 구멍사이로 소독을 해주시는데 옆에서 지켜보던 저는 어느새 눈물이 고여 참을려고 했지만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습니다.
그곳 병동에 계시는 분들은 모두 위급한 환자였습니다.
거의 눈을감고 있었고 그분들의 얼굴에는 너무 슬픈 그림자들이 그려져 있었답니다.
전 눈도 뜨시지 않는 할머니 옆에 앉아 팔도주물러 들이고 다리도 주물러 들였지만 깨어나시지 않으셨어요
"우리 맏손녀 왔구나"라고 말하길 바랬는데 말이죠?
할머니의 얼굴에 나타난 그림은 너무 희미해보여 제대로 볼수가 없었고 어두운 색으로 색칠되어 있는 거 같았어요.
그냥 피곤해 보이셨고 이제는 쉬고 싶다고 말하시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죠
60년동안 농사만 짓고 살으셔서 그런지 할머니의 두손은 고목나무처럼 거칠었고 얼굴역시 굵은 주름들이 패여져 있었답니다.
아버지께서는 아무말씀도 안하시고 창백한 얼굴로
주사기에 저녁식사(미음)을 할머니께 드렸고,
저역시 몇시간 못앉아 있다가 일어 났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도 여러가지 생각이 났습니다.
할머니에 대한 좋은기억들, 그리고 건강은 건강할때 지켜야하는것, 건강한 우리들은 지금 너무 행복하다는 것 ...
더욱더 열심히 살고 노력하며 사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걸 느끼며 집으로 왔습니다.
할머니께서 하루빨리 의식이라도 찾았으면 하고 두손모아 기도 해 봅니다.
박용수씨, 김경희씨..
늘 건강하시구요.
마음에 쓰는 편지라는 코너가 있기에 무거운마음을 편지로 표현하고나면 조금이나마 가벼워 지는 것 같아 너무 좋습니다.
신청곡은 지오디의 어머니 부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