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작성일
- 2002.02.08 15:54
- 등록자
- 권민성
- 조회수
- 629
시장에 다녀왔습니다. 지갑은 비었지만 흐뭇합니다. 모처럼 눈요기도 하고 양말도 열다섯켤레나 샀습니다. 시장엘 가니 명절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좋았습니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그 분위기가 좋아 발 아프게 돌아다니느라 손이 꽁꽁 얼었고 코등이 시큰합니다.
'지난 한해 고마웠던 분들께 새해를 맞이하며 작은 인사라도 챙겨야지.'
하는 마음에 정성껏 양말을 골랐습니다.
비록 양말 한켤레지만 정성은 수백만원 한다는 굴비나 양주에 비할 바가 아니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더 좋은 선물을 할 수 있으면 좋으련만 하는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집에 돌아오자 마자 편지지 꺼내어 고마웠던 마음을 담았습니다. 양말 한켤레 넣어 포장하는데 가슴이 따스해집니다.
'이렇게도 많은 분들께 은혜를 입고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하니 지난 한해,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던 거 같습니다.
팍팍한 살림에 한숨 푸욱푸욱 쉬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고, 별거 아닌 일에 흥분하여 얼굴 붉힌 적도 여러번인데 지나고 보니 정말 별거 아닌 일이었습니다.
힘들어 어깨 처질때 용기를 주신 옆집 언니께 정말 감사합니다.
청국장이 제법 맛들었다며 한보시기 들고와서 울고 있는 내 어깨 감싸주며 위로해 주시던 그 마음, 오래도록 잊지 못할 것입니다.
'무슨 보탬이 되겠냐.' 하면서도 번번히 이것저것 챙겨주시던 친정 어머니같던 시이모님께도 정말 감사합니다.
나를 위해 같이 가슴 아파하고 함께 기뻐해 주시던 모든 분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새해는 좀더 밝은 날이 되리라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모든 이들에게 좋은 날들이 계속 되길 바랍니다.
여러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