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의 그리움
- 작성일
- 2002.02.14 19:13
- 등록자
- 정희
- 조회수
- 681
칠년 만에 친정 엄마 제사를 지냈습니다. 두살때 아빠와 이혼을 한 엄마는 이십오년을 대학 까지 공부를 시키며 열심히 사는 법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제 남편은 막노동자 였습니다.엄마는 고이고이 기른자식이 하필이면 막일꾼이냐며 반대 하셨고 우린 야반도주를 하다시피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남편의 순수함에 난 그래도 '가난하지만 행복하게 살겠다' 는 각오 아래 둘이서 열심히 살았습니다. 남편은 정말 가장으로서 누구도 부럽지 않게 행복을 물어다 주었고 저는 아이둘을 선물로 보답하며 살았습니다. 그런데 친정 엄마가 이름없는 병에 시달리기 시작했고, 남편의 눈물겨운 병간호가 시작되었습니다.좋다는 약이 있다면 어디를 갔어도 구해왔고. 저의 미안 하다는 말에 "나를 더 사랑해 주면 안되나"하며 웃어 넘겼습니다. 병마와 싸운지 8년 당뇨병과 뇌졸증이 겹쳐 엄마는 많은 미련을 두고 떠나셨습니다.
시댁 식구들이 장례를 치루어 주었고 절에서 제사를 지내게 했습니다.그런데 명절 제사는 항상 시댁 제사를 지낸 다음에 절에 가서 지내야 했기 때문에 절 에서는 새벽 여섯시가 되면 제사를 지내 시댁과 시간이 맞지 않았습니다.시댁 제사가 끝나면 10시 그때 절에 도착 하면 항상 제사는 끝나고 술이나 한잔 따라놓고 절만 하고 돌아왔습니다. 돌아 오면 그렇게 허전하고 쓸쓸할수가 없었습니다.그래서 이번 명절엔 시댁에 가지 않고 엄마 제사를 지내겠다고 못을 박고 시댁에도 그렇게 말했습니다.남편은 "엄마가 과연 좋아 하실까 생각해 봐라. 죽은사람도 산사람하고 독같다고 하던데 시댁 안가고 친정 바로가면 엄마가 좋다고 하겠다"
새벽 절에서 엄마 사진을 수건으로 닦아 가운데 모셨습니다. 그런데 절에 같이 제사 지내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데도 남편과 술 한잔 놓으려 올때 보다 더 허전했습니다.많이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남편이 일찍 데리러 왔습니다."혼자 지내니까 좋아?"
전 눈물만 나올뿐 아무말을 할수가 없었습니다.
"당신이 이렇게 울까봐 안보낸거야. 대신에 제사는 다 같이 지내잖아.올해는 더 정성껏 지내줄께 그만울어"
남편은 여전히 웃었습니다. 그 든든함에 전 흠뻑 젖어들고 있었습니다.다음엔 남편 말대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으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