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와 거북이' 가 결혼한다면?
- 작성일
- 2002.03.21 08:33
- 등록자
- 김상원
- 조회수
- 960
안녕하세요, 박용수, 김경희씨.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잘 아시죠?
그런데 토끼와 거북이가 결혼을 했다면 과연 지금쯤 어떻게 살고 있을까요?
아마 이렇게 살고있겠죠?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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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토끼'와 '거북이'라는 이름으로 불렸는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토끼(누나)와 거북이(자형)는 아무도 모르게 둘만의 사랑을 가꿔 나갔답니다.
그러던 토끼(누나)와 거북이(자형)는 지난해 3월말의 따뜻한 어느날, 포항에서 결혼식을 올린 뒤
직장인(누나)과 학생(자형) 부부로서의 좌충우돌의 신혼생활이 시작되었죠.
간호사인 토끼와 대학원생 거북이.
통상적인 부부와는 좀 다른 모습이죠?
가끔씩 놀러가면 뭐랄까...'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는 느낌이....
누나는 늦게까지 침대에서 큰대(大)자로 자고있고(30년 가까이 못 고치는 저 잠버릇.),
저는 주방가서 텅텅 빈 냉장고에 남은 재료로 '머리를 짜내' 밥상을 차리고
(자취생의 실력이 발휘되는 순간이라고나 할까요?)
자형은 부시시한 모습으로 일어나 게임채널에 시선을 고정한채 청소에 빨래를 마치고 나면
그제서야 '토끼여왕'이 눈비비고 나와 세 사람이 같이 밥을 먹습니다.
물론 누나 한마디에 식사 후 설거지도 제 담당. 후식 챙기는 것 두 제 담당.
(누나가 결혼하더니 졸지에 여왕이 되더군요.저와 자형은 신하, 누나는 여왕.-_- )
누나가 제 밥을 챙겨주는게 아니라 제가 누나 부부의 식사를 챙겨야하니...
결혼식때도 이틀이나 밥을 굶기더니 아직도 여전하더라구요.
누나 결혼식때요?
저만큼 불쌍한 동생이 있을까요?
누나 결혼식 날짜를 몰라 동문회 홈페이지에서 겨우 확인하고
아침과 점심을 거른채 이른 새벽에 자취방에서 나와 8시간동안 버스타고 포항에 내려왔더니
그렇지 않아도 배고프고 피곤하고 짐을 세 개나 짊어진채 종일 내려왔는데,미리 내려온 식구들이 전화로 '시내로 나와라', '지곡에 들어와라','공대 아파트로 와라','다시 삼촌댁으로가라'며 뺑뺑이를 돌리니 지쳐있는 마당에 하필이면 타고가던 택시 기사가 양해의 말 한마디도 없이 택시비 덜 받았다며 절 내려줄 생각조차 않고 차를 돌려, 앞서 주유소에 내려준 손님을 찾아 가버리더라구요.
이거 내가 뭣하러 이 고생 하러왔나 싶은게 당장 다시 자취방으로 돌아가고 싶더군요.
이미 뚜껑은 열렸고, 팔은 부들부들, 얼굴은 붉그락 푸르락, 콧김은 쌩~쌩~
결국 택시 기사랑 한바탕하고 지곡 입구에서 내려 공대까지 터벅터벅 걸어가는데
누나한테 전화가 오더군요.
누나: 어디야?
저: ...........
누나: 어디냐구?
저: ...........
누나: 지금, $@%&*%^&%&&^%$^@%&(*^&%$$ ? 알았어?
저: 됐어, 전화 끊어. 당장 올라갈꺼야.
말은 이렇게 해두 당장 올라가려니 차편은 없구...그냥 공대로 걸어갔죠.
공대 테니스장 옆을 지나는데 갑자기 제 앞에 차가 서더니
누나가 머리를 내밀고는 '야, 지금 탈 자리 없으니까 짐이라도 주고 버스타구와' 하는 겁니다.
보니까 숙모님께서 운전하시고 저희 식구들이 다 타고있더군요.
전화통에서 그렇게 속섞이던 식구들을 보니 순간 그동안 참았던게 한꺼번에 터졌지요.
낑낑대며 끌고다닌 대형가방 3개를 버스 정류장 쪽으로 집어던진 채 공대후문에서
온동네 떠나갈 정도로 누나와 제가 한바탕 싸운겁니다.
서로 감정이 격해지니 저는 가방 붙잡고 펑펑울고~ 내일 결혼하는 누나는 씩씩거리고~
결국 한시간이 채 못되어 제가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빌었죠.-_-
그날 저녁, 함이 들어온 직후, 시내 모처에서 피로연이 있었습니다.(결혼 전날에요)
신랑, 신부 및 형제들 대부분이 같은 고등학교 출신이라 피로연이라기보다
미니 동문회였다고나 할까요?
피로연때 꼭 하는거 아시죠? '계란으로 신랑 바지 통과시키기'.
저희 누나가 어떻게 이 과정을 통과했을까요?
몇번 시도하는척 하다가 계란을 팍 깨버리고 '눈물연기'를 하며 나가버리더군요.
그러니 신랑측 친구분들이 후속타를 날릴 수 없겠죠? ^_^
그래도 곱게 보내긴 넘 아쉽고 낮에 일도 있고 해서 동생이 아닌 '후배'로서
제 친구들이랑 연합으로 보기만해도 속이 느글거리는 '영양보양주'를 준비해
'안 마시면 또 한잔' 이라며 협박을 했더니 제 친구들을 보며 씨익 웃고는
단번에 마셔버리더군요.(오호~, 선배보다 무서운 후배들이라니까요.^_^)
그날밤, 일찍 들어온 누나는 속이 불편해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합니다. 얏~호~!
다음날, 아침부터 결혼식 준비하는라 다들 정신이 없고 하객분들께 인사드리느라 정작
저와 동생은 식장에 들어가지도 못하고 사진만 겨우 찍었지요.
그런데 그걸루 끝난게 아니었습니다.
이 오빠는 손님 뒷치닥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