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죄송합니다
- 작성일
- 2002.03.22 18:52
- 등록자
- 박 희정
- 조회수
- 673
선생님! 죄송합니다.
두분 안녕하세요 지난해 큰딸이 학년이 바뀌었는데도 이일 저일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다 보니 아이를 학교에 맡겨놓고 인사한번 챙기지 못해 어느날 선생님께 인사차 들렀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반갑게 맞아주시면서 안그래도 우리 아이때문에 할말씀이 계시다면서 의자를 권해주시고는 심각하게 말씀하시기를 우리아이가 모든과목에 열심이고 최선을 다하는 것은 너무나 좋은데 결과에도 너무 집착해서 선생님께서 많이 피곤하시다며 솔직히 꽤나 신경쓰이는 아이라고 했습니다. 다른과목은 공부도 열심히고 실기도 노력하면 되는 과목이라 문제가 별로 없는데 소질이 없는 체육과목에도 너무 아이가 신경을 써서 선생님께서 힘드시다고 했습니다. 철봉에 오래 매달리기를 제대로 할수 없어면서 열번이고 오르락 내리락 하고 뜀틀도 어느선까지 밖에 할수 없는데 계속 연습해서 다시 검사 받으려 와서 이제 그만 하라고 하면 아이가 많이 섭섭해하는 모습이 역력해서 선생님께서 많이 신경쓰이니 어머니께서 지도편달을 바란다고 하시면서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평상시 무엇이든 열심인것은 알았지만 그 정도인줄 몰랐던 나는 선생님께 인사를 드리고 집으로 오는길이 왜그리 멀게 느껴지던지 발걸음이 휘청거려 제대로 걸을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집에서 아이의 성적에 집착하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럴까? 선생님께 너무 부끄럽고 그동안 아이에게 관심을 많이 가지지 못한게 너무나 미안했습니다. 집에 와서 아이를 보니 무슨말을 먼저 해야 할지 몰라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누구에게 의논도 못하겠고 밤새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내 아이때문에 선생님께서 신경쓰이고 솔직히 부담스럽다고 했으니 이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답이 나오지 않고 잠자는 남편과 아이 얼굴만 번갈아 가며 쳐다보다 아이랑 대화의 시간을 가져보기로 했습니다.
이튿날 아이가 하교한후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요즈음 학교생활과 아이의 마음을 물었습니다. 아이는 무엇이든지 잘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친구들보다 더 잘해서 선생님께 칭찬받고 싶고 앞서나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난 타일렀습니다. 아이야! 사람은 다 잘할수는 없단다. 내가 잘하는게 있고 친구가 더 잘하는게 있고 하나님은 공평하시단다. 사람들 각자에게 골고루 소질을 주셨는데 어떤이는 계발을 하고 어떤이는 하지 않아서 그렇지 각자 다 잘할수 있는게 있고 또 잘 못하는것도 있단다. 그리고 세상에는 억지로 해도 안되는게 있고 제발 아이야! 최선을 다하고는 결과에 신경쓰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되어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아이는 어느정도 말귀를 알아 듣는 것도 같았습니다. 아이야! 엄마는 초등학교시절에 운동회 하면 달리기는 뒤에서 1등을 해도 챙피하지 않았단다. 꼴지가 있어야 1등도 있는거고 그대신 또 엄마가 잘하는것도 있지 않겠니? 내가 잘 못하는것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면 보면 여러사람이 얼마나 불편하겠니? 난 혼신의 힘을 다해 아이에게 설득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는 나도 결과에는 신경쓰지 않으마.라고 약속했습니다. 아이는 어느정도 해결이 되었는데 그래도 잠은 여전히 오지 않고 고민이 되었습니다. 혹시나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미워하는게 아닐까? 아이가 부담스럽다고 했으니 도대체 얼마나 신경쓰이면 그런말씀을 했을까? 자식일이란 정말 겪어보지 못한 사람은 모릅니다. 내자식에 대한 선생님의 평가가 부모에게 이토록 크게 작용하는지 저도 처음 알았거던요. 도저히 혼자 해결할수 없어 아이를 많이 키운 언니께 말해보니 어쩌면 그건 선생님이 촌지를 요구하는게 아닐까? 라고 했습니다. 설마 싶어 또 이웃에 친하게 지내는 사람께 물었더니 본인도 경험이 있는데 그렇게 말하는건 뭔가 바라서 그러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난 일주일을 고민하다 도저히 내 아이가 겪을 불이익을 생각하니 차라리 촌지를 드리더라도 해결해야 될것 같아 무작정 학교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선생님께 선생님 우리 아이가 지금은 어떻습니까? 라고 했더니 어머님의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일주일동안은 여느 아이들처럼 결과에 신경쓰지 않고 그냥 잘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선생님께서는 요즈음은 학부모께 아이들 문제를 의논하기도 힘들다고 했습니다. 왜냐면 아이들 문제를 의논하면 혹시 촌지나 바라고 그러는게 아닌지 오해하고 또 가져오는 사람도 있어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어도 말씀을 안드리고 단점을 고쳐주지 못하는게 안따깝다고 하시며 우리 아이문제는 선생님과 부모님이 혼연일체가 되어 좋은 방향으로 인도해서 잘키워 보자고 했습니다. 나는 얼굴이 달아올라 쥐구멍이 있으면 도망가고 싶었습니다. 잠시라도 선생님을 오해한게 얼마나 죄송스럽고 나 자신이 한심하고 부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