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엄마고마워요
- 작성일
- 2002.04.11 11:42
- 등록자
- 바우맘 김경숙
- 조회수
- 624
지금부터 9년전 오늘...
눈부시게 흰 배꽃과 상기된 신부의 얼굴처럼 핑크빛이
감도는 복숭아꽃의 절묘한 만남이 어우러져 현기증이
날정도로 맑은 날씨에 하늘을 날것 같은 봄의 화신처
럼 전 그렇게 그사람(울신랑)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날의 나처럼 쌍둥이엄마도 그렇게 그날 쌍둥이아빠
앞에 서 있었죠...
첫만남에 노랑색머리 빨간자켓에 미니스커트를 입었던
쌍둥이 엄마가 왠지 낯설어 보이고 약간의 거부감도
생기더군요...
속으로 왜 하필 같은날 신부가 되냐고 울결혼식에 반
으로 갈라지는 친구들의 숫자가 작아진다고 겉으로
표현못할 약간의 원망도 있었죠...
그치만 서로 애기 낳고 살아가면서 난 쌍둥이엄마한테
한없는 고마움을 느낀답니다...
쌍둥이 아들녀석때문에 많이 힘들고 지치지만 직장다
닌다고 가끔씩 신경쓰지 못하는 우리아들 우진이에게
까지 보여주는 정성을 전 그냥 당연시하면서 받았죠..
얼마전 초등학교에 입학한 울아들녀석의 준비물중
탱탱볼이 있었잖아요.. 아침등교길에 다른애들은 다
커다란공을 가지고 가는데 우진이만 탁구공만한 탱탱
볼을 들고갔다고 속으로 걱정이 되어 큰공을 들고 직
접 학교에까지 갔다주었다고 하는 얘길 나중에 듣고
난 속으로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매일 저녁 집으로 찾아가 술상을 봐달라고 해도 매일
다른 메뉴로 삶고 찌지고 볶아서 한상 가득 차려내주
고 어디 외출이라도 할라치면 항상 우리애들거 자기애
들거 똑같이 챙겨주는 쌍둥이 엄마...
피곤한 가운데에도 싫다는 소리 한번 안하고 주말이
면 항상 시댁으로 향해 양파농사 마늘농사 철마다
바뀌는 농사일에도 언제나 웃음가득 머금은 미소가
저는 흉내낼수도 없는 천성을 가졌죠...
우리 9년전 오늘 같이 어른이 된날이 잖아요...
이르게 어제 저녁 파티아닌 파티를 했지만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정신없는 파티에 같이 참석해준 친구들도 넘 고맙구요..
쌍둥이엄마 더도말고 덜도말고 우리 이렇게 살아요..
그리고 결혼9주년 기념 축하해요..
저에게도 축하메세지 띄워줄거죠..
그럼 오늘 저녁에 봐요...
어제못한 케익에 불붙여놓고 우리좋아하는 포도주한잔해야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