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당~! 황당~! 이사한날~
- 작성일
- 2002.04.25 08:19
- 등록자
- 김외숙
- 조회수
- 646
이사철이면 생각나는 아련한 기억이 있어 이렇게 인사를 드리게 되었어요
안녕하세요? 김용수 김경희씨
봄꽃들은 소리 없이 피었다가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꽃 대신 푸르른 나무들이 온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네요.
아파트 곳곳에서 곤드라가 움직이는 것을 보니 참으로 어이없이 이사하던 옛 추억이 떠올라 오랜만에 인사 드려요
결혼하고 나서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누구나가 그러했듯이 내 집 마련이 꿈이 아니었겠어요
남보다도 유달리 내 집에 꿈이 많든(집착을 보이던) 신랑
결혼하고 신혼살림에 장롱도 사지 말자고..
웬 줄 아세요?
내 집을 사서 멋지게 꾸민다고 말입니다
알뜰히 모아 작은 아파트를 사구~
5년 살다보니 아이가 둘 생기고~
작은 아파트에서 욕심을 내어 큰 아파트(30평)를 분양 받았답니다
분양 받은 아파트의 부금 문제..
또 입주할 때 기존의 아파트가 팔리지 않으면 더 힘들어 진다고 2년 공사에 2년 고생 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작은 아파트를 팔았답니다
아파트가 좋은 층이 아니다보니
매매가 쉽게 이루어지지 않았어요
얼마나 다급하게 팔았는지,
일주일 안에 집을 비워 준다는 조건이었지요
그 덕분인지 몰라도
우리는 일주일 만에 전세를 얻어야 했지요
많고 많은 집 들 중에 참으로 참으로 집이 없더라구요
그 때 큰 아이가 3월3일에 초등학교에 입학을 해야 하는데
집이 2월 24일날 팔렸으니
어떻게 라도 그 지역을 벗어나지 않을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사는 지역뿐만 아니라 아 예 경주시내가 거의 전세가 없던 것 있죠
우리 집을 샀는 사람도 전세을 구하다가 구하다가 없어서 샀다고 했어요
어떡해요..
남보다 빨리 전세를 구할려면 남보다 앞선 생각을 해야겠지요
생활정보지가 배포 되기 하루전에 사무실 아래에 먼저 둔다는 것을 알고 그 것을 이용 잽사게 전세를 구하게 되었지요
행복한 순간이었고
역시 우리에게는 행운이 있다고 생각했지요
전 그 집도 탐이 나고 , 가격도 마음에 들고
아이야 입학도 하기전에 전학이 되어 버린거죠
2년 그렇게 살고 새 아파트로 이사 간다는 생각에 하루만에 짐을 모두 정리했답니다
아뿔싸??
아침에 이사를 갈려고 하는데
계약한 집에서 전화가 오는 거 아니겠어요
이게 몬소리인가??
신랑이 계속 놀라서 전화 받는 소리에 무엇이 잘못 되어 가는구나
생각했죠..
너무나도 내 생각과 현실은 믿어지지 않을만큼 적중했어요
전화 내용인즉..
“신랑이 집을 계약할 때 주인은 따로 사는데 타 지역을 다니는 직장인이라서 만나지 못하고 주인하고 이야기 다 되었으니 세입자인 자기랑 이야기 하면 다 된다고 해서 주인을 만나지 않고 세입자랑 계약을 했다는 것이에요“
주인이 이 사실은 뒤 늦게 알고는 전세을 줄수 없구 일부는 사글세로 돌린다는것이었어요
그 사글세 금액이 만만치가 않더라구요
어떡해요..
이삿짐은 다 샀고
아파트는 당장에 비워야 하고
아이들은 이사짐 옮긴다고 친정에 맡겼고
이틀후면 큰 아이 입학식이라 미리 주소 옮겨서 학교 정리도 다 한 상태인데
이사를 갈수도 없고 안 갈수도 없고
당장에 아파트를 비워 줘야하니깐 대책 없는 이삿짐을 일단 이사하기로 한 집으로 옮겼는데 주인은 그 계약대로 하지 않을려면 이사짐을 내리지 말라는 것이었어요
황당 ..황당..또 황당
신랑이 사정한 끝에 이사짐을 다 풀지 않고 한쪽에 두겠다는 조건으로 이사짐을 내렸어요
이사짐을 옮겨준사람들도 다가고
주인집 아저씨랑 계속 되는 계약 논쟁(?)..
이사짐 정리를 빨리 할려고 친정에 아이들도 맡겼는데
밤은 깊어 가는데 이사짐 하나 풀지 못하고
막막하게만 앉아 있는 우리는 서로를 쳐다보지만 해결점은 보이지 않구,,
아무리 생각해도 사글세가 우리에게 벅차서 이집에서는 그냥 살수가 없는 거였어요
이야기 끝에 우리는 또 다시 일주일 기간을 달라고 하니..
너무도 강하게 나오는 주인집 아저씨..
집이 망가지니깐 당장에 이사를 가든지 아니면 계약 하자는 것이었어요
이사짐하나 방에 넣지 못하고
겨우 생활만 하면서 뒤죽 박죽 되어 있는 살림살이에
멍하니 하루 하루 보내면서 방을 구하러 다녔지요
신랑이 월차를 내어 하루 종일 걷고 또 걷고 퇴근해 전등을 들고 혹시나 전세란 두글자가 보일까 하면서 말이지요.
그때 신랑이 “피곤하지?” 하면서 동네 약국에서 피로 회복제를 사서 나에게 먹어라고 주며 어두운 골목에서 “더 잘 살수있을 거야 ” 하며 꼭 안아 주던 그 따뜻함은 지금도 잊을수 없어요
그 후가 궁금하시죠?
우리는 또 다시 전세을 얻어 일주일만에 두번 이사를 했다는 것입니다..
이사 사건이후에 우린 부부의 정이 더 돈독하고 더 깊이 사랑을 하게 되었고
지금도 어려웠던 그때를 생각 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답니다
이 방송을 듣고 있는 청취자 여러분 이사하기 힘드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