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 내 김치좀 먹어줘!
- 작성일
- 2002.04.25 13:26
- 등록자
- 정경애
- 조회수
- 618
안녕하세요.
저는 결혼한지 3년 정도 되는데요, 결혼하고서 제일 큰 고민이 날마다 준비해야 하는 반찬걱정이었어요.
그리고 그중에서도 김치는 남편에게 큰소리 칠수없는
제 가슴아픈 약점이구요..
왜 요즘 새댁들은 김치랑 밑반찬 대부분은 시댁이나
친정에서 가져다 먹잖아요.
저도 그랬었는데 언제부턴가는 김치 좀 주세요란 말이 차마 안나오더라구요
그래서 몇번 담가봤습니다. 큰 맘 먹고요...
근데 남편의 반응은 제가 김치를 담으면 담을수록 냉정하고 날카로와지는거 있죠?
지난주에도 김치를 담았는데 역시나 냉담한 반응...
- 자기야, 이 김치 좀 먹어봐.
이거 오늘 내가 담은건데 예전꺼랑은 좀 다를꺼야.
그 이전것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김치거든.
우와. 빛깔도 냄새도 먹음직 스럽지?
자.. 한번만 먹어줘....
그런데 남편은 김치는 쳐다도 안보고 된장찌게만 먹는거예요.
그래서 자기야 그러지 말고 먹어봐...
얼마나 맛있는데... 그랬더니
- 야! 야! 거짓말 하지마라. 내가 니를 몰라?
나를 마루타로 보지말고 인간적으로 남편으로 좀
대해봐.
지난번에도 마늘범벅해놓고는 배추김치라고 우겼제.
젖갈 좋은거 넣어서 했다고 자랑해놓고 콤콤한
냄새땜에 못먹은 젖갈김치는 또 어쨌게..
나는 더이상 니 김치 못먹어.
주변 사람들 한테 검증 확실히 받아오면 그때 내
묵어주께..
사실 남편을 이렇게까지 만든 제 잘못도 있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냉정하게 말할것 까진 없지않겠어요
그래서 제가 어쨌냐구요?
제가 담은 김치 제가 끝까지 다 먹기로 하구요,
남편 전용 김치 어제 시댁가서 시어머니 도움받아 다시 담아왔어요.
그러고도 남편의 가슴아픈 한마디는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 이거 어머니가 하신거 맞제? 맞제?
정말 너무하죠?
제가요, 결심했어요. 올해안에 꼭 김치연수 끝내서
남편이 내김치 아니면 못먹게 만들겠다구요.
신청곡 : 이정현 '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