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친구 혜진이에게
- 작성일
- 2002.05.07 17:51
- 등록자
- 김수현
- 조회수
- 628
혜진아~
방금 전화끊고 편지를 쓴다.
"뭐하느냐?"는 내 물음에 너는 "토마토를 먹고 있는다."고 했고,난 농담으로 "토마토 먹으면 똥배 나오는데^^" 했더니,
"아무리 배가 나와도 표시가 안 나는 몸매라 괜찮다^^"는 농담섞인 대답을 했지?
하기야 만삭인 네 배에 아무리 과식한들 지금은 표시가 나겠니?^^
너를 만난지도 벌써 10년째구나.. 세월 정말 빠르다 그지? 10년 세월 보내면서 우리는 공유할 수 있는 추억이 너무나 많고 언제나 편하게 수다를 떨 수 있다는 것 ...그건 그 어떤 것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라고 생각해.. 오래도록 우리 우정이 지금처럼 변치말고 나도 이곳 포항에 살면서 호호할머니가 될 때까지 너와 친구하면서 늙어가면 좋겠구나.
우리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던 여행 기억나니? 무작정 서울에 올라갔다가 밤늦게 서울역에 내려서 말로만 듣던 동대문시장에 가서 추워서 덜덜 떨면서 시장구경 다녔던 기억..그리고 새벽에 지하철역에서 노숙자들이 서열을 가리기위해 치르던 우스꽝스런 싸움도 구경했었잖니? 신문지덮고 자는것도 보고 말이야^^ 그날 새벽에 그 유명한^^ 춘천가는 기차 타고 청량리에서 떠나 춘천에 도착해서 먹었던 오리지널(^^)춘천막국수 정말 맛있었지?
옛날 얘기하면 우리 깔깔 웃을 일이 얼마나 많니? 그런 추억들은 할머니가 되어서도 우리들에게 젊은(?) 웃음을 짓게 해줄 수 있을꺼야...
같은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그때는 전혀 모르다가 대학을 가서 과 동기로 처음 만난 네가 솔직히 처음에는 나랑 성격이 너무 달랐기 때문에 마음이 열리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야
하지만 항상 변함없이 착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네 모습에 어느 순간부터 넌 내가 제일 아끼는 친구가 되어있었단다
줄곧 난 너와 친구하면서 지냈는데, 어느새 능력있는(^^) 너는 2년전에 먼저 결혼해서 벌써(?)애기엄마가 되었고 또 며칠후면 둘째아기를 낳게 되는구나. 터질듯한(^^) 네 배를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네가 얼마나 힘들까 걱정되어서 안쓰럽기까지 했어.
너도 출산을 앞둔 요즘은 고통이 걱정되어 잠 못 이루는 밤도 있을만큼 힘들다고 했지.
혜진아.
좋은 아내로 좋은엄마로 생활하고 있는 네 모습 너무 아름답고 부럽단다.
힘든 고통만큼 이쁜딸 시은이를 낳았고 둘째 아기도 분명히 건강하게 순산할꺼야.
힘내라는 의미에서 내가 이렇게 글도 띄우잖니....^^
이쁜 애기 낳고나면 맛있는 빵 사서 자주 놀러갈게~~~~~~~~~~~~~~~
그리고 빨리 애기 낳아서 키워놓고 우리 그때처럼 다시 동대문도 가보고, 춘천가는 기차도 타보자.
혜진아 파이팅.
넌 자랑스런 내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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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랑 전화끊고 힘내라는 의미에서 사연을 보내면 어떨까해서 편지를 써 봤습니다.
이런 주제없는 편지류도 방송되는지...내마음에 쓰는 편지라는 코너길래 그냥 써봤어요
만약(^^*)..만약... 만약에 방송가능하다면~
방송되는 시간 알려주시면 제 친구보고 듣고
힘내라고 전할수 있도록 메일로 날짜를 좀 가르쳐 주시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