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반찬사랑
- 작성일
- 2012.11.14 21:40
- 등록자
- 이진숙
- 조회수
- 484
차가운 바람이 목을타고 들어오면 온 몸이 더욱 움츠러지는 요즘 날씨입니다. 오싹한 날에는 하늘도 더 파랗고 노랑 은행잎이 더욱 노랗고 예뻐보이는지요.
둘째딸이 충주에 가서 가장 견디기 힘든게 날이 너무 춥다는거였어요. 적응이 되지 않아서 포항겨울날씨가 부럽다고 하더니, 이제는 미리미리 대비할 줄도 알고 지혜롭게 잘 견디는 것 같아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답니다. 오늘 아침에는 사랑니가 너무 아파서 밤새 고생하다가 아침일찍 치과에 간다고 카톡이 왔어요. 일본에 있는 언니까지 초대해서 대화를 합니다. "카톡! 카톡!"하며 일찍부터 누군가 했더니, 두 딸래미들이 엄마까지 초대해서 대화를 하고 있더군요. 너무 아프다고, 하소연하면 먼저 경험이 있었던 언니는 달래다가 아플거라며 약올리다가 둘의 대화는 끝이 없네요. 엿듣는것 같기도 했지만 정말 재밌는 세상이예요. 멀리 일본과도 충주와도 실시간 대화가 되는 정말 좋은 세상, 문명의 이익이 가져다 주는 혜택! 하루 일을 끝내고 저녁시간이 되니 카톡으로 일본에서 사진 한 장이 날아왔습니다. 점심 식사 메뉴! "밥과 야채 샐러드는 직접 챙겨 가고 다른 부족한 반찬만 사서 먹었다고 부지런함을 자랑하는 언니에게, 동생은 또 반찬이 맛없어 보인다느니, '내가 좋아하는 건 엄마표 반차아아안~~~' '그건 내가 좋아하는거야!!!' '아니야 우리 엄마꺼는 내 입맛이야!!!!!!' 하고 언니를 놀립니다. 그렇잖아도 엄마 반찬 먹고 싶다고 문자를 보내서 마음이 안 좋았는데, 둘의 대화를 보자니, 더욱 가슴이 아파요. '넌 엄마가 담근 매운김치를 못 먹지? 난 잘 먹지 " 하면 ' 엄마가 볶아준 김치는 엄청 ㅁㅅ남 ㅋㅋㅋㅋ' '넌 엄마의 매운 떡볶이를 못 먹지? 난 잘 먹지' '엄마는 내 입맛에 맞는 떡볶이를 해주지, 맞춤형 실속엄마!' '분홍떡볶이 너 빼고 입맛다 안맞지' '췟 췟 그래도 엄마 사랑해, 돼지 저리 가!' 언니는 '그런 의미에서 엄마김치 먹고픈뎅!' 하더니 대화가 끈깁니다. 날씨가 추우니까 우리딸들이 더욱 보고 싶네요. 김장하면 빨리 보내야겠어요.
집에 있을 때는 편식도 심하더니, 객지생활 하더니 제법 반찬과 찌게도 해 먹을 줄 알게 되고..... 마냥 어린 것 같더니 어느새 많이 컸네요. 우리 이쁜 해진이 해인이 항상 건강해라. 엄마 아빠는 늘 너희들을 많이 많이 사랑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