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트는 우리집
- 작성일
- 2013.03.04 14:38
- 등록자
- 이진숙
- 조회수
- 257
내게는 오늘 아침에 문을 연 장미꽃이 그 많은 꽃 가운데 하나일 수가 없다. 꽃가게 같은 데 피어 있을 그런 장미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
이 꽃에는 내 손길과 마음이 배어 있기 때문이다. 생텍쥐페리의 표현을 빌린다면, 내가 내 장미꽃을 위해 보낸 시간 때문에 내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하게 된 것이다. 그건 내가 물을 주어 기른 꽃이니까, 내가 벌레를 잡아준 것이 그 장미꽃이니까.
흙 속에 묻힌 한 줄기 나무에서 빛깔과 향기를 지닌 꽃이 피어난다는 것은 일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 법정 스님의'순수한 모순' 중에서
봄의 기운을 느끼는 날씨예요!
박용수, 장윤정씨 안녕하셨어요? 우리집 화분들이 오랜 겨울을 실내에서 보내다가 밖으로 나왔어요. 이제부터 남편의 손길을 바빠지겠죠?
벌써 분갈이를 시작했어요. 작은 화단엔 상추씨도 뿌렸어요.
겨우내 죽은 가지 잘라내고, 떨어진 낙엽들 털어내고, 거름다시 추가해서 새 흙으로 분갈이를 하고 나니, 벌써 가을까지 선물해줄 꽃들이 기대가 돼요.
우리집 화분에 심겨진 꽃나무들은 남편의 손길에 어루만져지고 가지를 이리저리 비틀리면서 모양을 잡아가기도 하고, 때로는 벌레와 씨름도 하며 한 가족이 되어간답니다. 법정스님의 글처럼 꽃가게 같은 데 피어 있을 그런 꽃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죠. 화려하지도 않고 덜 예쁘지만 우리 손으로 키워낸 한 송이 꽃이라도 소중하고 그 어떤 꽃보다도 예쁘답니다.정작 그 꽃을 키워 낸 본인은 직접 보지도 못하면서 내가 전해주는 꽃 소식에 흐뭇해하고 보람을 느끼는, 예쁘게 핀 꽃 화분을 대문밖에 내놓으며 오가는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선사하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작은 행복을 느끼며 살아가는 남편! 언제나 응원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