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축하해주세요
- 작성일
- 2013.07.04 23:41
- 등록자
- 이진숙
- 조회수
- 515
첨부파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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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09.12이가리바닷가사촌들 (6).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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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병훈아!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우리가족의 첫 번째 결혼식이네?
숙모가 우리 병훈이를 처음 만났을 때, 개구쟁이 7살이었지? 아마?
훈이 동생들이 병환이, 병준이, 해진이, 해인이, 병규, 병휘 와우 6명이다.
어렸을 때부터 동생들 통솔도 잘하고 머리도 좋고 게임도 잘하고, 성격 좋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잘 생겼고, 너무도 듬직하고 착하고 뭐라고 표현해도 다 못할 우리 사랑스런 조카야! 언제 어디서 만나도 늘 자랑스러웠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랑 했단다.
우리 어른들이 훈이 어렸을 때부터 멋진 모습 보여주지 못해 너희들 얼굴보기가 늘 부끄러웠단다. 이제는 어른이 된 훈이는 이런 어른들을 이해할까?
"아직 애인 없니? 언제 결혼할래?" 늘 물었는데, 막상 결혼한다니까 서운한건가, 자랑스러운건가 알 수 없는 마음뿐이란다. 정말 해줄 말도 많은 것 같은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언제나 아픈 아빠를 위하고 가장 역할을 하면서도 겉으로는 웃어도 속으로는 다른 친구들이 얼마나 부러웠을까, 벗어나고 싶을 때가 얼마나 많았을까, 해진이 외국에 나갈 때도 얼마나 부러워했니, 네 앞에서 맘껏 자랑도 못했단다. 미안해서.......그 누구보다도 그 어떤 동생들보다도 언제나 든든한 형이고, 오빠였다 우리 훈이는. 자랑스런 오빠였고 형이란다. 큰집 작은집에서도 훈이만 생각하면 늘 맘이 먹먹하고, 긴 병에 효자 없다했는데, 신부전증을 앓고 계신 아빠를 한결같이 부양하고 옆에 계신 엄마에게 효도하는 훈이가 있어서 아빠가 오래 버티시는 거야. 몇 년 전에 훈이가 아빠 생신날 가족여행 간다고 했을 때, 혹 올해가 마지막 생신일지 몰라서라는 말을 했을 때 너무나 가슴이 아파서 숙모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단다.
사랑하는 병훈아!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이 되는구나.
그 누구보다도 행복한 가정을 만들어라. 일부러라도 행복하게 소중한 나의 가정을 만들고 이뿐 아내와의 만남을 소중히 여기고 많이많이 사랑해주라. 그러면 너한테도 꼭 보답이 있을 거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여기서 절대 안주하지 말고 지금까지도 그랬지만 너를 늘 업그레이드 시켜라.
이제 우리 가정의 첫 단추를 뀄으니 네 밑으로 동생들이 줄줄이다, 어른들이 많이 바빠지겠다 ㅎ ㅎ ㅎ
결혼식장에서 멋진 모습 기대할게? 숙모는 울지 않도록 노력할께!
다시 한번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
2013년 7월 7일 숙모가
아빠가 만성신부전증으로 거의 20여년을 앓고 계시고 새어머니와 단란한 가정에서 가장의 역할을 하는 제 큰조카 김병훈, 7월 7일에 결혼해요. 늘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을 표현할 길 없네요 이렇게 처음으로 조카에게 편지를 써요. 박용수 장윤정씨 축하 많이많이 해주세요. 사옥 앞 전자마트에서 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늘 자랑스런 조카랍니다. 여지껏 아빠 곁을 떠나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결혼하면 헤어질 텐데 마음이 어떨지.
더 잘하겠지요? 엄마, 아빠도 이제는 맘을 놓으실 것 같네요. 우리 아주버님 늘 건강 잘 지켜주셔서 감사해요. 그리고 축하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