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
- 작성일
- 2013.10.21 22:09
- 등록자
- 장정숙
- 조회수
- 282
황금물결로 출렁이는 황금들판이 옷을벗고있네요...
황금들판에서 일하시는 분들을 보노라면 15년전의 일이 생각나네요..
가족끼리하는 추수에 남편이 야유회 가느라 제가대신 추수를 하게 되었습니다.
처음하는 일이라 얇은 옷차림으로 넓은 들판에 나가보니
옷깃에 스며드는 바람은 왜그리추운지 남편없이 어려운 시어머니와 형님내외분들과
처음하는 벼짚단 나르는일은 버겁고 조금 쉴라치면 어머님의 호통소리에 서럽고 춥고 하여
나도 모르게 흐르는 눈물을 주채하지 못하고 있는 나를 보시고 벼락같이 호통을 치시며
"우리집에 시집 왔으면 해야지 어디 눈물바람"이냐는 말씀에
이게시집살이 구나하며 결혼한것을 엄청 후회하며 하는 노동은 버겁기만 하는 시간들이였습니다..
넘힘들어 새참으로 가져온 병맥주가 있어 저도 모르게 원삿을 하게되었습니다.
목줄기를 타고 흐르는 맥주의 짜릿한 맛과 시원함에 달콤하기까지한 그맥주맛은 지금도 잊을수가 없네요...
한병을 숨도 안쉬고 먹고나니 온몸에 전율이 흐르며 나른함과 추위가 가셔지는 느낌에 술기운으로 정신없이 일을 하다보니
저녁노을이 아름답게 지는 모습이 힘들었던 시간들보다 행복의 시간들로 바뀌어 가는듯했습니다.
하루고생 했지만 쌀의 소중함을 느끼며 힘들게 일하시는 분들이 알콜을 찾는 이유도 알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날 이후로 저희 어머니는 힘쓰는 일은 꼭 저를 찾으시는데
"어머니! 저 그날 알콜의 힘이였어요..전 언약한 며느리라구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