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14번째 생일을 축하해 주세요
- 작성일
- 2014.06.17 11:37
- 등록자
- 이진숙
- 조회수
- 448
6월 19일이 우리아들 병휘의 14번째 생일이예요.
늦둥이 아들 태어난 날은 장맛비가 엄청 내리던 날이었죠. 조산이라 수술을 했는데, 회복실로 가는 도중 엄청난 통증을 느끼며 깨어났는데, "엄마! 남동생이야!" 하던 두 딸의 목소리에 아픈 줄도 모르고 왠지 모를 편안하고 뭔가 다 이루었다는 느낌! 아! 이것이 아들낳은 기분이구나 느꼈죠. 딸딸이에겐 좀 미안했지만! 우리아들 보러 가는 기분은 최고였고, 가슴에 커다란 점을 가지고 태어났고, 점점 커가면서 "엄마, 난 왜 이렇게 큰 점이 있어?" 하면 "혹시라도 우리아들 엄마가 잃어버려 못찾으면 '내 배에는 이런 큰 점이 있어요, 엄마' 하며 말할 증표를 남겼지?"했죠. 어린신생아가 한쪽 신장에 물이고여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대구큰 병원까지 가야한다는 소식에 가슴을 철렁내려앉게 했지만 다행이 수술은 안해도 되고 대신 항생제를 2년동안 먹어야 하고 몸에 열이 날 때마다 요독검사를 해야 했지만, 약도 정말 맛있게 먹어주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답니다. 엄마 손 잡고 동네 한바퀴 돌며 참으로 말도 많고 궁굼한 것도 많았고, 두 누나의 애정을 듬뿍 먹고 자라서 한없이 착하기만 한 우리아들!
벌써 중학교 2학년이예요. 키도 두 누나를 훌쩍 뛰어넘었고, 발길이는 아빠를 넘어섰고 공부는 좀 안 좋아하는 우리아들. 먹는 것도 챙겨주는 대로 잘 먹고, 간식도 제 입맛에 맞게 요리해서 혼자 먹을 줄도 알고, 이제 엄마손이 그리 필요하진 않을만큼 잘 자라준 우리아들! 바쁘다는 핑계로 간식도 맘껏 챙겨주지 못해 늘 미안하답니다. 할머니의 "우리집의 복덩이, 복덩이" 하시며 손녀들은 따뜻하게 안아주시지 않더니만 아들은 시댁에 갈 때마다 업고 동네 자랑하러 다니시기에 바쁘셨습니다.
음악을 좋아하는데, 어째 노래소리는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네요. 기타치고 학교밴드부에서 드럼치고, 교회예배시간에 드럼반주 하는데......"병휘야, 이 노래 좋아하지? 한 번 불러 봐" 하면 "엄마가 불러 봐요." 이런 녀석이!
아빠는 아들이 전자드럼 사고 싶다고 하니까 구두쇠 아빠가 돈을 보태줍니다. "몇 년동안 새뱃돈 모은 돈으로 산다고 하는데, 부족한 건 아빠가 보태줄께!" 하며 인터넷을 뒤지고 여기저기 물어 보더니만 덜컥 사줍니다.
요즘엔요 엄마, 아빠가 톱연주하면 드럼으로 같이 해 줍니다. 처음에는 "병휘야, 한 번만 같이 치자~~~" 하며 사정사정했는데, 요즘엔 인심이 후해졌어요.
그런데요, 집에서 드럼연주 하는 모습을 동영상 찍어서 외국에 있는 누나들에게 보내 주고 싶은데, 사진은 절대 못 찍게 하는데 왜 그럴까요? 수줍은 많고 마음 여리고 한없이 착하기만 한 우리아들! 건강하게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좋아하는 것 맘껏 하며 학교생활도 잘했음 좋겠다. 그런데 아들아! 공부에도 관심을 가지고 스스로 하면 안되겠니? 엄마를 잔소리꾼 나쁜엄마로 만들지 말고 제발~~~~
아들! 생일 많이 많이 축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