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화초사랑
- 작성일
- 2016.05.19 10:50
- 등록자
- 이진숙
- 조회수
- 404
싱그러운 5월!
어느 곳에 눈을 두어도 짙푸러지는 산과 화려한 장미,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파란하늘이 얼마나 아름다운 5월입니까! 박 용수, 김 화선씨도 아름다운 5월 즐기고 계시죠?
우리집은 작은 마당에 작은 화단이 있고, 크고 작은 화분들이 봄부터 겨울까지 예쁜 꽃들과 열매들로 우리에게 눈요기와 먹거리를 제공해 주며 잘 자라고 있답니다. 처음 화초를 가꾸기 시작할 때는 우리 아이들이 도시에서 너무 삭막할까봐 보여주기 위해서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잘 이어오고 있네요. 옛날에는 연못도 직접 만들어 금붕어랑 작은 거북이를 풀어 놓았는데 거북이가 자꾸 탈출하는 바람에 찾아다니느라고 애먹은 적도 있구요, 개구쟁이 동네 꼬마들이 거북이를 꺼내가기도 했던 것 같아요.
화분을 사오고 흙을 담고 묘목을 사와서 심을 때도 세심한 남편은 묘목이 화분 중앙에 바로 서도록 자를 재며 정확히 심어져야 만족을 합니다. 난 눈으로 보면서 대충 중앙이다 생각하고 이제 완성이다 하면 다시 자로 재보고 조금만 안 맞아도 다시 뽑아 버리고 다시 심어야 합니다, 이쯤 되면 정말 화가 납니다. 이처럼 정성을 다해 심었으니 관심을 안 둘 수 없겠죠? 매일 매일 상태를 살펴보고 잘 자라고 있는지 손으로 일일이 만져보고 때에 맞춰 영양도 공급해 주니 잘 자라서 꽃도 피워내고 열매도 맺고, 그 소중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죠. 딸들에게 꽃을 보여주고 열매를 보여주고 그 앞에 세워 놓고 예쁘게 사진을 찍어주고 현상해서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덕분에 우리집에는 앨범이 엄청 많기도 하고 집안 벽에는 사진들로 장식을 하고 있어요. 지금껏 키운 꽃나무들은 사진에 다 담겨 있답니다. 10년 이상 된 화분들이 분재들로 자라서 아직도 예쁜 꽃들을 피워내어 작품을 만들고 있답니다. 장기간 집을 비울 때는 우리 안부보다 화분에 물은 주었는지, 혹시 시든 것은 없는지 안부를 묻기도 하지요. 어느 날 밤에는 자다 깼는데, 남편이 옆에 없는 거예요. 깜짝 놀라 찾아보니 세상에 그 밤중에 지붕위에 올라가 있는 거예요. 뭐하냐구요? 지붕에도 화분들이 있는데, 잠이 오지 않는다고 화분들을 살피고 있는거 있죠? 이만하면 화분사랑이 어느 정도인지 아시겠죠?
요즘엔 작은 화단에는 상추가 맛있게 자라고 있어 매일매일 뜯어 먹구요, 작은고추도 열렸답니다. 화분에는 하얀장미와 쟈스민의 향기가 온 집안을 가득 채우고 있답니다. 다음엔 치자꽃의 향기를 바라며 오늘도 화초의 대한 남편의 사랑은 계속되고 있답니다. 우리집의 꽃향기를 즐오두 가족 여러분께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