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어서 미안 합니다”
- 작성일
- 2016.11.22 13:37
- 등록자
- 유성진
- 조회수
- 351
1998년 10월 27일 오후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살인 사건이 접수 된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손발이 묶인채 성폭행 당한 34세 여자시체를 마주하게 되고
성폭행 후 목이 졸려 살해 당한 걸로 결론지어지고 범인을 쫓기 시작했다.
도봉 경찰서엔 수사본부가 차려졌고 전담 수사팀도 꾸려졌다.
경찰은 채액에서 혈액형(AB형)을 확인하고 인근 현금인출기에 찍힌 사진 등을
확보해 2년여 가량 수사를 벌였으나 결국 피의자를 특정하지 못한채 검거에 실패하고
말았다.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당시 수사팀 막내였던 김응희 경위(당시 경장)는
서울 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전입한 후 마음에 품고 있던 18년 전 미제사건을 꺼내 들었다.
범인이 범행 당시 20대 였을것으로 추정하여 1965~1975년 사이 출생한 유사 수법
전과자 8천명 중 피의자와 같은 AB형 혈액형인 125명을 일일이 추렸냈다.
125명의 얼굴과 현금 인출기 사진을 하나하나 대조해 오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하고
오씨를 미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오씨가 버린 담배 꽁초를 줍게 되고 DNA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 연구원에
DB대조를 요청했다.
그 후 오씨 주거지 경기도 양주에서 잠복을 벌여 2016년 11월18일 오씨를 검거했다.
18년 22일째 되는 날이었다.
강간 살인 공소시효 15년, 여기에 성폭력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
10년 추가해서 오씨를 구속했다.
그리고 그는 이제껏 못한 전화를 돌렸다.
그리곤 피해 가족에게 너무 늦게 해결해서 미안하단 말을 건냈다.
18년간 가슴에 품고 있었던 그 말을 건냈다.
고마운 분이다.
한 달여 넘도록 힘든 정국에 단비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신 김경위님께
감사와 존경의 글을 보냅니다.
온통 권력 앞에 자기 안위만 지키는 썩은 이야기만 가득했는데, 그래서 많이 지쳤는데
조금이나마 힐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피해자 가족을 잊지 않아주셔서 또 한번 감사합니다.
꽃다운 청춘을 보낸후 채 2년도 되지 않았는데 이제 그만 잊자며, 이제 그만 지겹다고
시위하는 보수 아닌 보수 단체들도 있던데 18년을 한결같이 잊지 않아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우린 너무 쉽게 잊는 댓가를 아주 힘들게 치루고 있는것 같습니다.
이젠 쉬 잊지 않겠습니다.
조금은 늦게 ... 자세히 접한 소식이였네요.
인터넷으로 기사를 접하는 내내 아직 이런 분이 있다는 것에 위안이 되는 하루입니다.
어린시절 권선징악이 정답인걸 본 것 같아 기분이 설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