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댁 한테서 며칠째 전화가 온다
:형님예 어머님이 이상합니다:
:어떻게 이상한데?아까 통화할때는 못 느끼겠던데:
;표현을 못하겠는데 아무튼 쪼매 이상합니더 시간내서 큰형님과 한번 와 보이소:
(뭐가 이상하다는거야 아까까지만 해도 멀쩡했는데)
속으로 중얼거리면서 언니한테 전화를 해본다
:언니야 큰동생댁이 전화했드나 엄마가 쪼매 이상타 카데 언니는 자주 가니까 내보다는 잘 알겠네
엄마가 진짜 이상 하드나:
:그래 심하진 않은데 치매 초기인거같다 내 노는날 병원한번 모시고 가봐야 겎다:
며칠후 언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언니야 엄마 병원 갔다왔나:
:그래 치매 맞단다 일상생활 가능하고 약드시면서 조절하면 생활하는데는 지장이 없다 카드라 그래도 우리가 좀더 신경 써야 겠드라 그래서 말인데 이번달초 2박3일 일정으로 엄마모시고 우리집에서 놀자 시간좀 내 봐라:
이리하여 우리4남매는 언니집으로 모이게됬다
엄마를 비롯하여 4남매에 네식구들과 시집간 조카네까지 20명쯤이 북적북적 거리니 잔치집이 따로 없었다 애기들이 울고 떠들고 완전 정신이하나도 없느것이 요즘얘들 말대로 멘붕이 오는겄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부터였다 엄마가 정신을 완전 놓아 버린겄이다
:하이고 이집에 오늘 누구 찬친교 우리집 아들들은 다 시집장가 갔는데 이집에는 누가 가능교:
:엄마 그게 무슨말이고 여기 언니집이잖아 생각 안나나:
:눈교 내 아능교 잔치집에 왔으면 한상 차리보소 누가 결혼하는지는 몰라도 맛난거 마이 했지요:
모든시선이 엄마에게 솔리면서 걱정스럽게 말을 걸어본다
:할매요 할매 자식은 몆명인교:
:4남매요 딸둘 놓고 밑으로 아들 둘이요 내아들놓고 얼마나 기쁘던지 한겨울에 춥은줄도 모르고 찬물을 벌컥벌컥 들이킸니더:
:할매 아쩌씨는 어떤 사람인교 어디 갔능교:
:우리영감요 양반이니더 양반 내하고 딱30년 살다 갔는데 사는동안 니소리 야소리 한번 안들어 봤니더 더없는 양반 이니더:
:언니야 엄마가 완전 정신을 놔뿠는데 우야마 좋으노 :
다들 걱정이 되서 노는것도 흐지부지 되고 2박3일을 어떻게 보냈는지 모르겠고 다들 집으로 가는데 언니랑 나랑은 엄마 모시고 다시 병원으로 갔다
선생님께서 엄마께 이것저것 물어보시더니 보호자를 들어오러고 하시더니 설명을 해주신다
:치매가 여러가지로 나타납니다 자꾸 집을 나가거나 난폭해지거나 자꾸 드실려고 하거나 아니면 도둑누명을 씌우거나 치매는 여러가지로 올수 있습니다 특히나 어르신경우는 환경이 바뀌면 않됩니다 어르신이 눈에 익은 환경에서 벗어나면 정신을 완전 놓을수 있으니 특히 주의 하식 바랍니다 특히나 여행은 삼가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선 환경만 아니면 어르신은 별 지장 없읍니다:
진료가 끝나고 엄마를 모시고 집으로 오니 엄마는 다시 정상적인 예전의 엄마가 돼있다
:엄마 아까 의사 선생님이 뭐라 카시더노:
:환경 바끼마 않된다 카데 :
:엄마 언니집에서 뭐했는지 아나:
:야가 즈그엄마를 등시로 아나 느그 마카모이서 놀고 위손녀 둘째딸 백일이라고 떡도하고 했잖아
내를 바보로 아나:
:야 우리엄마 똑똑한거 좀보소 엄마 정신 놓지말고 이렇게 건강하게오래오래 살아야 된다 정신이좀 이상하다 싶으면 엄마 잘하는 천자문 외우기 하고 알았지:
:천자문이야 저절로 술술 나오는데 그거 잊어뿌마 진짜로 느그 아부지 한테 가야지 그나저나 느그 아부지가 낼로 알아보곘나 다늙어빠진 할망구는 눈교 이카는거 아이가:
:우리엄마 똑똑한거 보소 엄마는 역쉬 집 똑똑이야 집에만 오니 이렇게 똑독해지니 말이야:
우리엄마는 치매 초기입니다 멀리 여행도 이제는 못갑니다 동네에서 벗어나면 정신을 놓아 버립니다
건강할때 여행도 더 많이 할걸 후회도 해봅니다 하지만 동네에선 아직도 똑똑이로 통합니다 나선환경이 엄마를 변하게 합니다 그래서 우리 4남매는 약속을 합니다 무조건 엄마집에서 모임을 하자고 엄마가 헛소리하실때는 진짜 겁이 많이났거든요 엄마가 오래오래 지금처럼만 건강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치매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져달라고 자녀들에게 신호를 보내는 겁니다 모두 부모님에게 관심을 가집시다 부모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