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대님... ^^
- 작성일
- 2005.07.08 08:57
- 등록자
- 정세원
- 조회수
- 194
정성이 가득 담긴 사연 감사합니다.
그런데 민병대님...
사연은 방송이 되길 원하는 프로그램 하나만 정하셔서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 프로그램에 같은 사연을 보내시면 오히려 방송을 못해드리는 경우가 생기거든요.
양해해주세요... ^^
┃-------------------- 원본 글 ---------------------
┃글주인 : 민병대(eagle)
┃날짜 : 2005-07-08 오전 8:42:37
┃제목 : 더위사냥..
┃--------------------------------------------------
┃장마가 한참인데 우리 지역엔 아직 그렇게 걱정할만큼 큰 비는
┃오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나간 많은 태풍으로 인해 치산치수를 잘하여 물 난리를 격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
┃
┃이젠 아이들 방학도 시작되고 직장인들은 휴가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내 어릴적 고향의 여름은 신작로를 따라 키가 큰 미류나무가
┃이열 종대로 도열해 있고 먼지가 많이 나는 그 길을 조금 벗어나면
┃경운기가 겨우 다니는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시족사회로
┃이루어진 30여호 가구가 모여사는 곳 입니다
┃
┃
┃한여름 밤 바람도 잠들고 너무나 고요해 밤잠을 못 이루고 뒤척이다가
┃컴퓨터 앞에 앉았습니다
┃그 예전 시골집엔 지금처럼 한밤 정적도없고 지나가는 차들이 내는
┃굉음도 없었습니다
┃가끔씩 환한 달빛이 창문넘어로 새어 들어오고 수 많은 별들이 구슬을
┃뿌려놓은 듯 반짝이며 북두칠성이 뚜렸이 보이는 밤...
┃알싸하고 상큼한 공기가 가슴으로 밀려 들어 올때면 집옆 지붕위로
┃뻗어 올라간 감나무 가지 사이로 흔들리 듯 걸린 보름달을 바라보며
┃어머니 아버지 생각이 울컥 가슴으로 올라와 왠지 마음이 허전하던
┃때가 아마도 사춘기를 어렴풋이 경험하던 시기였던것 같습니다
┃
┃
┃어머니는 일찍 시집보낸 큰누님과 큰형을 일찍 군대에 보내 놓으시고
┃밤마다 마당 담장 밑에 짚을깔고 조그마한 상위에 정한수를 떠놓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잠결에 자식위해 기도하시던 어머니의 뒷 모습은 너무나 평화로워 보였으며
┃가끔 잠을 자다가 오줌이 마려워 처마끝에 내려서면 정한수에 비친 달빛은
┃너무나 아름다워 손가락을 넣어 찔러보고 싶었던 기억이 납니다
┃
┃
┃그 옛날 고향 집 안마당엔 여름밤이면 항상 멍석이 깔려있습니다
┃들일을 끝마치고 쑥을 한아름 지게에 지고온 아버지는 지게를 벗어
┃놓으시고 남은 6남매들을 위해 모깃불을 놓습니다
┃어머니는 커다란 홍두께로 국수를 만들고 가마솥에 감자가 한 솥 삶겨져
┃구수한 냄새가 마당 한가득 진동을 합니다
┃매일 저녁이면 한끼 정도는 칼국수와 감자가 배고픈 저녘 우리의 배를
┃채워주고 식사가 끝날 즈음이면 달이 동산위로 얼굴을 내밀고 모깃불에
┃하루살이들은 붉은 5촉짜리 전구 아래서 자맥질을 하던 아름다운
┃지난 여름날이 주마등처럼 지나갑니다
┃
┃
┃그때 아버지께서는 올망졸망 빙둘러 앉아 먹던 저녁상을 물리고
┃삶은 감자 한개를 손에 들고 드시다가 휘훤한 달을 바라보곤 하셨는데
┃아마도 지금 생각하면 남은 6남매의 저녁상을 앞에두고 땀에젖은 무명
┃적삼 자락이 초라하게 느끼며 자식들 입속에 고기 한점 넣어 주지
┃못한 마음을 안타까워하며 커가는 자식들 모습을 대견하게 생각하고
┃세월이 빨리 흐르길 바랬을 것입니다
┃
┃
┃오늘밤 돌아갈 수 없는 이십오년전 그 기억속 그리움으로 아직 남아 있습니다
┃가끔씩 무심히 창밖을 바라 보는것이 버릇처럼 되어 버려 스스로 놀라며
┃일상으로 돌아올때가 있습니다
┃간간히 들려오는 버스 브레이크 소리도 들려오지 않고 너무나 고요하여
┃여기가 시골집인지 착각이 들정도입니다
┃
┃
┃아이들이 방학이 되어 모두들 마음이 설레인다 합니다
┃갈곳은 많이 있지만 올해는 많이 망설여 집니다
┃인파가 넘치는 계곡과 바다보다는 제 고향인 영주 선비촌에서 체험숙박도
┃하고 저잣거리에서 옛날 음식도 먹고 다음날엔 장마로 물이 불어난 계곡인
┃명호강 레프팅을 즐기며 더위사냥을 나서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소백산 맑은 계곡에서는 가재도 잡고 시골집 마당에 텐트를 치고
┃평상에 누어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을 보며 밤새워 울어주는 소쪽새
┃울음소리를 들으며 찰옥수수를 삶아 먹고 어머니가 팔순을 앞두고
┃계시지만 아직 근력이 있어 긴 홍두께를 칼 휘두릇이 흔들며 늘려가는
┃칼국수를 만들어 시원한 오이냉국과 함께 만들어 먹고
┃간간히 기승을 부리는 모기들에게 쑥을 한짐 베어 모깃불을 놓고
┃오카리나를 불며 지친 영혼을 쉬게하고 싶습니다
┃
┃
┃이번 여름휴가는 놀고 쉬는것이 아니라 잊혀진 마음의 여유를
┃채워보고 싶습니다
┃한 학기동안 공부하느라 고생했을 아이들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