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태할아버지
- 작성일
- 2002.02.22 15:54
- 등록자
- 재민이 고모
- 조회수
- 1020
얼마전에 <봉순인 언니>란 책을 읽었답니다.
개인적으론... 작가의 의도대로 '희망'에 대해 생각해 볼수 있었어요
지금 작가 공지영씨가 마흔이 다된걸로 아는데
5~6살때가 배경이니까 한.... 60년대쯤?...
그래서 책속에 묘사된 서울은... 제겐 낯선 풍경입니다.
'어머...서울에도 마차와 마부가 다녔었단 말이야'
그럼 동시대... '포항'은 어땠을까요??
할머니께 여쭤보면....'어이구..다 논이고 밭이였지...자동차도 지금처럼 많았는줄 아나'
하시더라구요....지금은 할머니 사시는 동네에 아스팔트도 깔리고
띄엄띄엄 가로등도 서있지만 떠올려보면 엄마손 잡고 넘어질새라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던것 같아요
저는 공지영씨보다 훨~~씬 젊은 나인데도 그때기억이 가물거려요...
그러고 보면 기억을 '복원'해내는 일이란 ..여간 대단한게 아니죠?
참.... 그래도 간혹 떠오르는 일들이 있습니다.
할머니댁을 가면 늘...고모가 제 동무역할을 해줬는데요 만화책에 나오는
예쁜인형도 그려주고 여름엔 물놀이,겨울엔 고모가 손수 만든 스케이트로 냇가에서 끌고밀고..그때의 추억 대부분엔 그렇게 고모가 등장했습니다.
미운 7살 이랬죠..
제뜻대로 되지않을때마다 늘 징징거렸던것 같아요
그때마다 고모는 망태할아버지 얘길 꺼냈었어요
우는 아이를 커다란 망태에 담아... 잡아가는 무서운 할배...
봉순이 언니를 읽으면서 반가웠던게 바로 그 망태할아버지의 등장이였습니다.
짱아도 봉순이 언니에게서 망태할아버지의 공포를 듣게되거든요
제가 고모에게 들었던 그 할아버지 스토리를
이제는 저를 고모라 부르는 6살짜리 꼬맹이 조카에게 써먹는 중입니다.
남자아이라...하나두 겁 안난다는 말투로 '칫'하고 돌아서지만
달음질쳐 제 엄마 품에 '폭' 안겨서는 한동안 방 밖을 나서질 못하는걸 보면
그아이도 분명...대단한 공포를 느꼈을 겁니다^^
작가 공지영씨와 저....그리고 6살짜리 조카 재민이...
그러고 보니...우린 모두 '망태할아버지'를 알고있는 세댑니다.
소라씨는 망태할아버지를 아시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