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다 남은 빨간 수박조각들...그리고 할머니
- 작성일
- 2003.07.10 03:00
- 등록자
- 이채림
- 조회수
- 109
꾸벅..안녕하세요..^^
장마철 시작이라 사연을 올리는 이시각에도 밖엔 비소리가 들리는데
이젠 좀 비가 그쳤음 하네요...ㅠㅠ
오늘 제가 이렇게 사연을 올리게 된것은요..
저의 할머니에 관해서 말씀드릴려구요...
오랜만에 방학이라 집에 내려와서..
그동안 찾아뵙지 못한 할머니댁에 오늘 가족들이랑 갔었습니다.
갈때...여름이라 시원한 수박한덩일 사갔죠.
저희할머니댁이 참고로 촌이거든요..
그래서..골목에 차가 들어서자마자...집안에선 차소리가 들리는데..
집 마당에 차가 들어서는데..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미리 마당까지 나오셔서...
저희가 왔다고 반겨주시더라구요...^^
할아버지,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며..방안으로 들어서..
한창 식사중이시던 할머니, 할아버지께서는..
저희에게 저녁을 먹었냐며....
저녁을 먹으라며..성화셨죠.
저를 비롯한 저희 가족들은...마침 저녁을 일찍 먹고 출발한터라..
별로 배고프지도 않았지만..
오랜만에 만난 손녀들과 자식들한테....한끼 식사라도 더 먹이고
싶어하시는것 같아...함께..또 저녁을 먹었죠.
그리곤 사간 수박을 시원하게..쫘악 갈라서..
먹었는데..
역시나....너무 배가 부른상태라..한두조각 정도밖에 먹질 못했죠.
더먹으라는...할머니, 할아버지 성화에...빵빵해진 배를 부여잡고..
수박 한두조각을 더먹으며..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시간을 보냈죠.
그러다가..무심코 전 할머니쪽을 바라보게 돼었는데..
글쎄..할머니께서...
저희가 먹은...수박조각의 남은...끝부분을...
칼로 다시, 빨간부분이라곤 눈을 씻고 찾아봐도 찾아볼수 없게..
흰부분이 나올정도로..깨끗하게 자르셔선..
그걸...할머니께서 드시고 계시는거예요..
"할머니~~ 왜 저희가 먹은...수박을 드세요~~~>.<
드시지 마세요~~~"
"아니여...이거 남기면 아깝잖여.."
이러시면서..계속 칼로 수박의 남은 빨간 부분을 짜르시면서..
드실려구 하시는거예요..
결국...
저랑....가족들이 말리는 바람에...
할머니께선..손에서 칼을 놓게 되셨지만..
그순간...
'아...이게 손녀, 자식들에 대한 사랑이구나...'라는걸 느꼈어요.
먹다 남은 수박같은거..
어떻게 보면..더럽다고 버리기 쉽잖아요..
또...꺼림찍하게 느껴서...먹을려는 엄두조차 내지 않는게..
대부분의 사람이잖아요..
그런데..
순간 그런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손녀들과 자식들에 대한 무한한 사랑을 다시금 느낄수 있었고,
또...이런게..
한강의 기적을 일으킨...주인공들의 진면목이구나..란 생각도
들었답니다.
한톨의 쌀도, 아끼고 아끼고..
움크린 배를 끌어안은채, 허리띠를 조여매며..
그렇게 사사로운 모든것을 아끼고, 아껴서...
지금은....물질적으로 이렇게 우리가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구나..라는 생각도 더불어 들었구요...^^
더 지체할수 없는..시간이 돼어서..
결국...차에 몸을 싣고 저희 가족은 다시 집으로 향했지만..
차를 몸을 싣고, 시야에서 저희들의 모습이 사라질때까지..
밖으로 나오셔서....잘가라구...몸조심하라며...
제손에 쌈짓돈을 꺼내서, 극구 받지 않으려던..
제손에 꼬옥 쥐어주며...또 놀러오라던...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에 전 마음이 더없이 따뜻해지며..
그동안 더 자주자주 찾아뵙지 못한것에 대한 죄송한 마음까지
들었답니다.
이젠...
사정상..함께 지내지 못하고..
자주 찾아뵙지 못하더라도..
전화한통이라도 더 자주자주 드려야 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혹시라도..
제 사연이 방송이 된다면...
"오늘하루 할아버지, 할머니, 부모님을 찾아뵙는건 어떨까요??
그렇지 못한다면...안부전화한통 하는건 어떨까..싶네요..^^"
그럼...장마철 모두 비조심하세요~~ ^^
신청곡: GOD 의 "어머님께"
(아침에 어울릴만한 음악인지 모르겠네요..^^:;
그래도 듣고싶어요~~~ ^^)
주소: 경북 포항시 죽도 2동 65-34번지 7통 5반 (791-052)
이 채 림 (016-818-8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