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10주년...아내에게
- 작성일
- 2003.10.01 15:22
- 등록자
- 민병대
- 조회수
- 82
FM모닝쇼 애청자입니다
침에 출근을 직원들과 함께 벌써 5년동안 계속하고있습니다
7:40분 이후로 들려 주었으면 합니다
벌써 숱한 세월이 흘러 저희 결혼 10주년 기념일이
가을향기와 함께 다가옵니다
그렇지만 내 가슴의 시간은 항상 첫만남 그대로의 설레임 입니다
올해엔 장맛비가 무척 많이 내린것 같습니다
비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그 비로인해 마음의 양식을 많이 쌓은것 같습니다
조심스럽게 비가 내릴때면 비 그침을 알리는 풀벌레 소리가 귓전에 들려오고
에어컨을 켜고 누워 듣는 그 소리가 미안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것을 느끼며
삶은 혼자서만 유유자적 할 수 없다는 진실을 배웠습니다
매년 가을엔 창가에서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를 듣습니다
매미가 여름의 전령사라면 귀뚜라미는 가을의 전령사이기도 하지요
가을날 달빛 비치는 창을 바라보며
잠들지 못하고 귀뚜라미 소리에 먼먼 과거로만 향하는 향수에 젖곤 했습니다
지난 가을날엔 더 많은 것을 위해 더 높은것을 위해
디딤돌을 마련하고자 깊은 밤에도 사람을 만나고 도시의 소음속에서
숨가쁜 시간들을 보냈습니다
더 갖을수 있는 것만이 성공하는 것이라 믿었습니다
사람의 일평생은 길게 잡아 평균 팔십년 이라 합니다
앞으로 산날 보다 살날들이 조금 더 남았지만
불혹의 나이를 바라보며 정신없이 달려가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육체적인 것에서부터 정신적으로 축소 되어지는 현실이 가슴아프게 다가옵니다
언제나 영원할것 같고 제자리걸음 할줄 알았던 시간들...
머리카락이 하나 둘 흰머리가 나고 내손으로 늘리고 줄일수가 없음에
달빛이 여전히 밝은게 너무 속상할때도 있습니다
언제나 저 밝은 달빛을 볼수 없다는 것...
맑고 맑은 귀뚜라미 소리를 들으며 가을이 오는 소리를 느끼지
못할거라는 욕심이 못내 나를 속상하게 합니다
왜 달빛은 저리 밝은지...?
왜 귀뚜라미는 절절히 슬피 울고
앞산에 소쩍새는 왜 저리 피를 토하듯 우는가를 알지 못하며
어느새 우리곁을 다가오는 결혼 10년이라는 시간과 함께 가을을 발견합니다
어느덧 시간은 나를 그대로 남겨 두지 않고 흘렀습니다
아직도 마음은 고향의 마을에서 뛰노는 철없는 아이인데도 말입니다
예전에 동무들과 어둑어둑 해질녁까지 정신없이 뛰어놀때면
××야~ 하며 부르는 어머니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히 들리는듯 합니다
내 자식이 건강하기를 바라며 부모가 물려준
이 육신을 이어가게 된것으로 할일을 다 한양
어느덧 내 아들에게도 내 아버지가 내게 하셨던 잔소리같은
소리로 말하고 있습니다
항상 욕심을 부리지 말고, 차조심하고,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고
형제간에 우애있고 사랑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아이들의 몫이겠지요
1박 2일의 교육마치고 집에 돌아와
곁에 누워 잠자는 아내의 손을 꼬옥 잡았습니다
너무나 부드러웠던 손은 탄력을 잃은지 오래지만
아직도 따스한 느낌이 가슴으로 밀려옵니다
말하지 않아도 알수 있는 아내가 오랜 벗이 되어 곁에 있어줌이 고맙기만 합니다
마음속으로 생각합니다
눈빛 하나로도 마음을 다 읽을수 있는 한솥밥을 어느새
십년이나 먹은 내 반쪽의 따스한 손을 영원히 놓지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건강하고 아프지 말았으면 좋겠다"
"우리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다가 같이 가자"
"아참 그러면 안되겠다 자기는 오년이나 손해를 볼테니까.."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우린 참 많은걸 해냈어 그치"
"이 모두가 자기가 없이는 하나도 이루어 지지 않았을거야"
"고맙고 또 고마워~"
다섯살 아래의 아내 자는 모습에서 어느덧 나와 함께 같이
늙어감을 느낌니다
결혼 10주년이 내일 모래인데 무슨 선물로 그 고마움을 전해야 할까...
언제나 그 자리에 머물러 눈가의 잔주름과 함께
예쁜 미소 만들고 삶이 고달퍼도 괴로워도
드러내지 않는 자기에게 앞으로 살면서 생기는 모든 행복을
자기와의 만남으로 돌릴께...
죽는 그 날까지 우리의 만남을 늘 축복하며 살아 가자
사.랑.해
신청곡-유심초 나는 홀로있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