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한 줄에 긋는 밑줄 155편
- 작성일
- 2004.07.06 20:20
- 등록자
- 오일선
- 조회수
- 47
나는 우연을 즐기는 편이다.
우연을 즐길 수 있는 것으로는 여행만큼 좋은 것도 없다.
아는 사람 하나 없고, 한 번도 찾은 적 없는 도시에, 묵을 곳도
미리 정해놓고 않고 밤늦게 불쑥 도착했다면,
그 다음 일어나는 일은 모두
우연의 소산일 수밖에 없다.
우리가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 중에 하나도
그 우연 때문이 아니던가.
만약 역대 전적만으로 승부가 결정되고,
기록이 좋은 선수가 계속 좋은 성적을 거둔다면
흥미는 크게 줄고 말 것이다.
과거의 기록이나 성적과 다른 결과가 일어날 때
우리는 흥분하고 오늘 멋진 경기를 보았다며 즐거워한다.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은 이런 우연의 결과이고,
여행의 짜릿함도 거기서 맛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늘 우연이 끼어들 틈을
내 여행 일정 속에 반드시 남겨둔다.
-꿈꾸는 여유,그리스/권삼윤/푸른숲/p208
인생도 하나의
긴 여행길이라면
자신의 인생 속에
자신도 전혀 예측하지 못한
우연이라는 녀석이
언제든 끼어 들 틈을
남겨두는 자세도
필요하리란 생각이 듭니다.
우연히 길을 걸어가다
사랑하는 사람을 발견한다든지,
우연히 내가 풀지 못했던
인생 문제를 푼다든지 하는.
그런 우연들 말입니다.
-2004년/7월/6일/화/155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