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일 형산로타리부근 교통사고 구조자.
- 작성일
- 2007.04.18 16:03
- 등록자
- 김정아
- 조회수
- 1297
이 사건은 제가 직접 목격한 내용이며, 저와 함께 대학 연합 문화 봉사단 ‘조은 봉사단’ 활동을 하고 계신 두 분이 자신들의 목숨을 걸고 생명 사랑의 정신을 실천하셨기에 모든 분들께 알리고 싶어서 씁니다.
저는 새롭게 봉사단을 후원하고 계신 포항지혜교회 박종화 목사님께 여러 가지 조언을 듣고자하여 포항공대 기계과 박사과정 3년차인 박선호 선배(조은봉사단 단장)와 함께 목사님과 아침 식사를 약속하고 형산 로타리 부근에서 목사님과 선배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 때 맞은편 도로에서 “꽝!” 소리가 나서 돌아보니 승용차 한 대가 역주행 하여 주차되어 있던 버스 앞을 들이받고 승용차 앞 부분이 버스 밑으로 들어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 내가 보는 눈앞에서 사람이 죽었구나! 생각하니 너무 놀라서 내가 사고를 당한 것처럼 숨이 잘 쉬어지지가 않아 가슴을 손으로 치고 있는데 목사님과 선배가 도착했습니다.
당시 맞은편에서는 차들도 많이 지나가고, 건장한 사람들이 출근한다고 지나가고, 운동부 학생들도 지나가고 왔다 갔다 했지만 아무도 사고를 당한 사람을 구조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목사님께서 ‘저렇게 사람들이 많이 자나가는데 구출했겠지!’ 하시면서도 그래도 생명이 죽고 사는 문제가 걸린 것이기에 확인하자고 하셨습니다. 자세히 보시더니 뭔가 빨간색 옷가지가 보인다 하시며 선배와 함께 4차선 도로를 건너가시더니 사람이 있다 하시며 사고차량의 문을 열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발로 차고 잡아당겨도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이미 자동차 앞 엔진 쪽에서 불이 붙어서 사람들에게 옮겨 붙고 있었습니다. 절대 절명의 순간이었습니다. 사고의 충격으로 의식을 잃었던 사람들도 불이 얼굴을 휘감자 그 때서야 움직이며 “살려주세요!”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정말 그 두 사람의 신음소리가 길 맞은편까지 들려왔을 때, 지옥이 떠올랐습니다.
불길이 뒷좌석까지 넘고 있었기에 곧 폭발할 것만 같아서 다른 사람들은 점점 뒤로 물러나 있었고, 목사님과 선배만 문을 열려고 몸부림을 치고 계셨습니다. 나중에 들은 사실이지만 선배가 어디선가 벽돌을 주어 와서 차문을 부수고 하는데도 문이 열리지 않더니 목사님도 선배도 “하나님 살려주세요.” 소리치며 문을 여는데 드디어 열릴 것 같지 않던 뒷문이 열렸다고 합니다. 선배가 소화기로 불을 끄면서 한사람을 흔들어 깨워서 끄집어내었고, 앞쪽에서도 목사님이 덩치가 큰 남자를 주위에 있던 한 사람이 도와서 함께 기적적으로 사람을 끄집어내었다. 그리고 옷을 벗기고 불을 끄고 나니 평소에는 그렇게도 왱왱거리고 잘 보이던 소방차와 구급차가 그제서야 오는 것입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이 이렇게 한시가 급한 일이었구나 깨닫는 순간이었습니다.
저는 이번 일을 통해서 느낀 것은 내가 고통스럽고 애타하는 시간은 남들에게는 짧은 행복의 시간일지는 몰라도 당사자들은 그렇게 길게 느껴지고 차에서 불타고 있던 사람과 박종화 목사님과 박선호 선배에게 있어서는 그 시간이 긴 고통의 시간이었으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금방이라도 폭발할 것 같은 차에 두 사람이 뛰어 들어서 위험을 무릅쓰고 생명을 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의 생명만큼 다른 사람의 생명도 가치있게 여기는 사람이 그 곳에 2명밖에 없다는 사실이 씁쓸했습니다.
우리사회가 남들의 아픔을 봐도 못 본척하고, 사람이 눈앞에서 불에 타 죽어가고 있어도 돌아보지 않는
무섭고 냉정한 사회이지만 포항지혜교회 박종화 목사님과 포항공대 기계과 박사과정 3년차 박선호 선배와 같은 사람들이 내 가족이다 하고 자기 목숨이 위급한데도 생명을 구출해 주었기에 이 사회가 좀더 밝게 빛나고 그래서 이세상이 살만하다고, 신이 있다고, 하나님은 정말 살아계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하나님 생명을 살려주셔서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
그래서 나는 이 두 분을 포항 땅의 용감한 시민으로, 불타는 사람을 구해준 살아 있는 의인으로 칭송해 부르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