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라골프장 건설에 대한 성명서
- 작성일
- 2002.11.05 10:03
- 등록자
- 포항환경운동연합
- 조회수
- 1421
"드디어 올 것이 왔다."
지난 달 31일, 골프장 건설 발표를 들으면서 우선 떠오른 생각이자 각오다.
올해 들어와 몇 차례 골프장 건설의 움직임이 일더니 드디어 지난 89년에 허가받은 바로 그곳에 다시 골프장을 짓는다고 포항시가 밝혔다. 그 동안 줄기차게 골프장 건설을 반대해 온 포항환경운동연합은 골프장 건설 소식을 접하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 우리는 지난 2년간 다섯 차례나 성명서를 발표하는 등 골프장이 왜 반환경적이고 반서민적인가를 시민들에게 알려왔고 한편으로는 골프장을 추진하려는 이들이 진정코 우리의 충고를 귀담아 듣기를 원했다. 하지만 사리사욕에 눈먼 골프장 추진세력들은 결국 우리의 충고를 무시했고 심지어 골프장 건설이 마치 치적인양 떠벌리고 있다.
골프장은 극소수 기득권 세력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민들에게 한 마디로 백해무익하다. 이 골프장에 대해 지금 여기서 또다시 시시콜콜하게 문제점은 무엇이며 골프장이 들어서면 어떤 환경피해가 있을 것이라는 설명은 하지 않겠다. 이미 여러 차례 설명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또 해 봤자 그들에게는 쇠 귀에 경 읽기이기 때문이다. 일부 기득권층만이 이용할 수 밖에 없는 대형 회원제 골프장은 절대로 포항땅에 들어올 수 없다는 대전제를 이야기하고자 한다. 대전제를 이루려는 각오를 밝히려 한다.
해마다 전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태풍, 홍수, 가뭄의 대재앙이 지구온난화에서 기인함은 이제 상식이 되었다. 지구온난화의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산림훼손이다. 수 년 간에 걸친 포항시의 개발 위주 정책은 대형 산불 이후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숲마저 개발의 삽자루에 잘릴 처지로 내몰고 있고 골프장 건설은 그 경향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그 이상기후의 피해를 우리 나라, 여기 포항도 결코 비껴갈 수 없는데도 말이다. 한 마디로 제 무덤 제가 파는 꼴이다.
지하수는 어떤가? 물부족국가니 하며 조그만 틈만 있으면 댐을 건설하려고 혈안인 개발론자들이 물을 보듬어 안을 수 있는 바로 그 녹색댐을 없애자는 일에 앞장서는 꼴은 스스로 자기 논리를 부정하는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환상적인 조경을 가꾸고 누리기 위해 늘 뿜어내는 스프링쿨러의 현란한 물줄기를 목마른 가슴으로 지켜봐야 할 농민들을 상상하는 것만으로 골프장의 존재가치는 이미 판가름났다. 절대 안된다는 이야기다.
세수확보니 고용증대니 자금의 역외유출 방지니 하는 허울뿐인 구실을 뒤집는 것은 그야말로 손바닥 뒤집기다. 그들은 언제나 그렇듯 어두운 골방에서 모의하고 획책하고 야합해서 화려한 포장지까지 씌워놓은 다음 얼른 내놓았다가 포장지를 들추기도 전에 다시 감추곤 절차적, 법적 정당성을 주장한다. 우리는 주장한다. 정말 꼭 필요하고 바람직한 사업이라면 우리를 설득시켜라. 시민들을 설득시켜라는 말이다. 무엇이 무서운가? 13년전에 받은 환경영향평가를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해서 그대로 적용한다면 우리는 할 말이 없다. 행동으로 말할 뿐이다.
40만평에 달하는 거대한 골프장은 규모 면에서 그리고, 환경파괴의 영향 면에서 결코 그 지역주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역 주민들의 의사가 소중하지 않다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의사는 물론이고 포항시민 전체의 합의를 도출하는 것도 지역주민의 의사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포항시와 개발회사가 시민들의 여론을 수렴하려는 절차를 거쳤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수렴할 의사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반성한다. 문제점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등 우리가 그간 해왔던 이성적 노력으로는 도저히 골프장 건설을 막지 못함을 반성한다. 하여 우리는 결의한다. 포항에 골프장이 발붙이지 못하게 하기 위해 보다 강력한 반대의 메시지를 시민들에게 전하며 제 시민단체들이 동참하고 급기야 지역 주민을 비롯한 52만 포항시민이 골프장 반대의 기치 아래 모일 수 있도록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것임을.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위 성명의 뜻을 간추려 경상북도와 포항시와 개발업자에게 다음을 요구하고 제안한다.
하나. 골프장 건설을 즉각 취소하라.
하나. 골프장 관련된 공청회 등을 즉각 실시하라.
하나. 13년 전의 환경영향평가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하는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라.
포 /항 / 환 / 경 / 운 / 동 / 연 / 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