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했던 마을에 위협적인 현수막이 내걸렸다.
평범했던 주민들이
죽변면 비상활주로 폐쇄를 주장하며
거리로 나섰다.
도대체 울진군 죽변면에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공군이 유사시를 대비해 만든 울진군 죽변 비상활주로.
해안가와 나란히 조성된 2.8킬로미터 길이의 비상활주로는
지난 1978년에 만들어져,
몇 년에 한 번 씩 이착륙 훈련 때만 사용되고 있다.
35년 동안 군사시설 보호구역으로 묶여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한 주민들.
그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건
텅 빈 비상활주로를 지켜보는 것이다.
죽변 비상활주로는
90년 이후부터는 훈련이 거의 이뤄지지 않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비상활주로 인근에
원자력발전소가 있다는 것.
6기의 원전이 가동되는
세계최대 원전 밀집 단지인 울진 원전.
그 상공 위를 군사용 비행기가 관통하고 있다.
보다 못한 주민들은
최근 비상활주로 폐쇄 이전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에 나섰다.
유사시 재출동 기지로 사용되는 만큼
무조건적인 폐쇄를 주장하는건 아니다.
가까운 울진비행장으로 이전하자는 대안이 제시됐다.
얼마나 현실성 있는 대안일까?
자칫 또 다른 논란을 불러오지는 않을까?
울진비행장은 지난 1999년
천 3백억 원이 넘는 돈으로 건설됐지만
항공 수요가 없어
지난 2011년부터 비행교육훈련원으로 사용되고 있다.
비상활주로 이전에 대해,
울진비행장을 관리하고 있는 한국공항공사와
공군의 입장은 무엇일까?
죽변 비상활주로 이전은 죽변면 주민들의 염원이기도 하지만
울진군의 안전과도 직결된 만큼 ,
울진군의 입장은 어떨까?
우리는 현재까지 남아있는 5군데 비상활주로 중 유일하게
최근 수원 비상활주로가 이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울진과는 다소 사정이 다르지만
도심 속 비상활주로로 수십 년을 고통 받았을
주민들의 심정은 같지 않을까?
더욱이 국가의 안보라는 이름으로 군의 정책을
변경하기란 쉽지 않다.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
그들의 얘기도 들어본다.
국가안보란 현실 속에서
수십 년간 애국적 희생을 강요당한 주민들 ...
현실적인 대안이 있다면
그들의 안전과 재산권 보호에도
국가가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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